내가 식당에 바라는 점

고즈넉하고 조용한 공간이면 좋겠다. 친구와 대화하기에도 충분히 서로의 말을 어렵지 않게 알아들을 수 있고, 분위기가 소란스럽지 않고 차분해서 서로의 생각을 충분히 깊게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내가 식당에 바라는 점

집 근처 동네에 자주 가는 식당이나 카페가 있으면 한다. 특별히 무엇을 신경 쓰지 않아도 언제든 자유롭게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면 좋겠다. 특히 점심에는.

내가 식당⋅카페에 바라는 점은 적당히 맛있는 심플한 메뉴를 가진 곳이다. 메뉴판에 적힌 메뉴가 많으면 선택지가 많아서 매력적일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불필요한 고민을 안긴다. 단출한 메뉴에서 간단하게 적당히 맛있는 음식을 고를 수 있을 때 마음이 편안하다.

메뉴는 적당한 크기의 샌드위치, 샐러드, 가끔 많이 배고플 때 두 손으로 집고 먹을 수 있는 햄버거 정도면 충분하다.

커피도 별 메뉴 없이 간단하게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라떼, 카푸치노, 차, 가끔 시원한 것을 마시고 싶을 때 있으면 좋은 콜드브루 정도면 충분하다.

이런 식당, 카페는 가격대도 너무 높지 않으면 좋겠다. 가격이 너무 비싸면 가기도 전에 고민을 하니까. 아무 고민 없이 집에서 나와 쉴 수 있는 공간이면 좋으니까. 가격도 적당하면 좋으련만 😌

고즈넉하고 조용한 공간이면 좋겠다. 친구와 대화하기에도 충분히 서로의 말을 어렵지 않게 알아들을 수 있고, 분위기가 소란스럽지 않고 차분해서 서로의 생각을 충분히 깊게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나만의 작은 불편함일지도 모르겠지만, 가끔 식당에서 웨이터들이 습관적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없는지 묻곤 한다. 그들은 분명 친절에서 나온 행동이겠으나, 때로는 중요한 대화의 흐름이나 감정선을 깨뜨리곤 해서 아쉬운 마음이 든다. 어쩌면 내가 유독 예민한 편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나의 까다로운 바람을 충족하는 공간이 시카고에는 꽤 있다. Andersonville 지역의 Kopi Cafe가 그중 하나다. 이곳에서 내가 좋아하는 파니니와 바게트 샌드위치를 먹으며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곤 한다. 날 좋은 점심시간에 야외 테이블에 앉아 한 입 베어 먹는 그 순간만큼 복잡한 고민이 사라지는 시간도 없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그 행복은 더 깊어진다.

커피는 Café au lait를 시키면 사진에서처럼 큰 잔(이라고 쓰고, 대야로도 볼 수 있다)에 나온다. 이렇게 큰 잔에 나오는 게 원래 온도도 오래 유지하고, 빵도 찍어 먹기 편한 프랑스의 전통 방식이라고 한다. 다만 처음이라면 당황할 수 있으니, 익숙한 크기로 나오는 블랙커피를 주문할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