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축적의 힘
즉각적 만족감에 대한 저항 / 실패 축적을 통한 성장동력
오늘날 우리 사회는 모든 것이 즉석이다. 우리가 원하고 바라는 결과 역시 즉각적으로 얻을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쉽게 들게 된 것 같다. 수많은 성공 스토리와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와 같은 식의 콘텐츠들은 즉각적 만족감(instant gratification)을 제공한다. 그래서 우리는 무언가 새로운 일을 도모하기 위해 고민하고 계획할 때, 이미 우리의 뇌는 즉각적인 만족감을 통해 우리가 지향하는 결과에 대한 보상 (도파민)을 너무 일찍 받게 되는 것이다. 인터넷에 널린 여러 성공담을 담은 콘텐츠, 자서전 등은 우리에게 때로 꽤 큰 동기를 부여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우리는 자주 자서전 등을 저자들의 의도대로 읽지 않고 우리로 하여금 성공을 위해 이루어야 할 것들을 무시하게 하고 성공에 필요한 인내와 어려움의 과정을 할인하게 한다.
어제 아침에 일어나 늘 향하는 커피숍에 들어서면서 문득 든 생각은 이와 같은 즉각적 만족감에 대한 저항을 키우고 그 반대로 반복되는 실패의 축적과 그것을 통해 성장동력을 얻는 꾸준함의 힘이었다. 여러 일 들을 겪으며 깨우치게 된 사실은,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 실패는 불가피한 변수다. 끝내 성공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하는 사람의 차이는 실패를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달렸다.
나무를 재배하는 방법 중에 커피싱 (coppicing)이라는 방법이 있다. 커피싱은 새로운 나무를 심을 때 땅에 바로 심지 않고 오래된 나무나 죽은 나무의 잔재 위에 심는 것인데, 커피싱 방법을 사용하면, 땅에 심는 것보다 훨씬 더 건강하고 빠르게 자란다. 오래된 나무가 갖고 있었던 뿌리와 새로 자라는 나무가 활용하기 때문이다. 커피싱을 통해 새로 자라는 나무는 하늘 높고 길게 가지를 뻗칠 수 있게 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쌓는 실패를 우리는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가? 도파민이 분비되지 않는 (즉각적인 만족감과는 반대로) 고되고 힘든 생각, 즉 실수와 실패를 짚어보면서 어떤 부분에서 실수를 저질렀고, 그것이 어떻게 실패로 이어졌는지 복기해보고 있는가? 그리고 그다음 같은 상황에 직면했을 때 우리는 과연 어떤 선택을 내릴 것인가?
우리는 우리의 실패, 곧 죽은 나무의 잔재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실패를 통해서 얻어지는 교훈들은 우리가 새로운 나무를 심을 때 활용할 수 있는 뿌리가 되어준다.
실패로 인해 쌓인 잔재 위에 다시 새로운 나무를 심는 것에는 꽤 큰 용기와 도전의식이 필요하다. 즉각적인 만족감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죽은 나무의 잔재 위에 심어진 새로운 나무가 하늘 높이 자라고 가지가 무성하게 자라는 것을 보라. 새로운 나무는 이전 나무가 남긴 뿌리를 활용해 필요한 영양소를 훨씬 더 많이, 훨씬 더 빠르게 공급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