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닌 이상 80%만 해라.
애플이 아닌 이상, 일할 때 항상 8~90%를 추구하는 게 좋다.
학교 다닐 때 A를 받지 못하면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아니었다. B는 80점이 넘는 높은 점수이고, C도 70점이 넘는 점수이다. 하지만 B와 C가 많은 학생은 공부를 잘 하지 못하는 학생이고, A와 B, 혹은 올A를 받는 학생들이 공부를 잘 하는 학생들이다.
나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한 학창 시절을 경험했을 것이다. 그런 우리가 학교를 졸업하고 이제 사회 생활을 하려다보니 자연스럽게 모든 일에 A를 추구하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현실에선 80%면 충분하다. 아니 어쩔 땐 70%도 매우 좋은 숫자다. 그래서 애플이 아닌 이상, 일할 때 항상 8~90%를 추구하는 게 좋다.
애플은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 완벽을 추구한다. 말하자면, 전교1등과 같은 포지션이다. 전교1등 학생은 모든 과목에서 단 1점이라도 포기를 못하는 친구이다. 그렇게 태어났고, 그럴 만한 환경이 있었을테고, 그럴 능력과 자원도 있는 친구다.
그런 친구는 전교에 딱 한 명 있다. 1점도 놓치지 못하는 의지는 물론이고 마지막 1점까지도 잡을 수 있는 충분한 자원과 여력이 있다.
스타트업에는 보통 그런게 없다.
그래서 애플이 아닌 이상, 80%면 충분하다. 100% 만족스럽지는 못할지언정 1~20% 더 좋게 만드느라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이다. 속도가 느려지면 스타트업은 영영 따라잡지 못한다.
들어가는 자원의 양도 한몫을 한다. 일의 8~90%를 만드는데 20%의 자원이 들어간다면, 나머지 1~20%를 채우기 위해서는 80%의 자원이 들어간다.
이것은 일을 일임할 때도 중요하다. Deliverable이 내 기준에 100% 못 치지만 80% 정도라면 해온 대로 일을 진행하는 게 피드백/수정을 반복하는 것보다 ROI가 높다.
좋은 예시가 슬라이드나 문서로 작성한 보고서 같은 결과물들이다. 남이 한 (특히 일임한 대상이 주니어라면) 결과물에는 내가 했으면 다르게 만들었을 그래프, 다르게 작성했을 설명, 디자인 등이 눈에 들어온다.
아예 방향과 맥락이 어긋나지 않은 이상 – 즉, 80% 정도의 결과물을 가져왔다면 그대로 움직이는 것이 더 나은 결과를 만들 가능성이 크다. 그게 스타트업과 같이 속도가 생명인 조직에서는 엣지(edge)고, 전교1등과 같은 애플이 가질 수 없는 무기다.
100%를 만들어야 하는 일의 종류는 분명 있다. 보안, 정책, 개인정보, 회계, 재무 같은 영역이 그럴 것인데. 이런 영역도 80% 채우고 이해관계자들과 공유해서 다시 보는게 처음부터 100%를 만들기 위해 애 쓰는 것보다 효율적이다.
“It’s good enough.”면 충분하다.
월마트에서 배운 큰 교훈. We’ve got larger fish to f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