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임페리얼 앰비션: 페이스북의 거대한 야망

[이코노미스트] 임페리얼 앰비션: 페이스북의 거대한 야망

2016년 14주 The Economist: “제국의 야망”

차세대 컴퓨터 기술을 독차지하기 위한 마크 주커버그의 준비

“엄지-척” 표시가 사회적 힘과 영향력의 상징이 된 것은 제국 로마 시대 이후로 없었다. 설립된 지 겨우 12년 밖에 되지 않은 페이스북은 “엄지-척” 표시를 이용해 수십억의 인구와 어마어마한 부, 카리스마 있는 리더와 그리고 사회적 영향력을 만들어낸 거대한 제국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소셜 네트워크인 페이스북은 16억 명의 사용자를 거느리고 있고 그중에서 10억 명은 매일 20분 이상을 사용하는 사람들이다. 서구 사회에서는 가장 ‘인기가 많은 활동’이 소셜 네트워킹을 모바일 기기를 통해 하는 것인데, 페이스북이 미국인의 인터넷 사용량 중 약 30%를 차지한다고 한다. 숫자상으로도 페이스북의 가치는 약 $325 billion (3,250억 달러)이나 된다. 페이스북은 지구에서 여섯 번째로 가치가 높은 공개기업이다.

이렇게 큰 제국을 이룩했음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의 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주커버그(31)는 더 큰 야망을 품고 있다. 주커버그는 태양열 에너지로 운행할 수 있는 드론을 통해 인터넷을 인터넷이 제공되지 않는 가난한 국가에 제공하려고 노력 중이고 인공지능 (AI)과 가상 현실(VR), 그리고 ‘챗봇’ (chat bot = 인공지능을 통해 사용자와 채팅을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로봇 기술)에 큰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디지털 세상을 지배하기 위한 주커버그의 투자는 기술 세계에서의 다른 열강들, 특히 구글과 더 큰 마찰을 빚게 할 것이다. 투자에 뒤이은 마찰은 (=전쟁) 인류의 디지털 미래를 구체화하고 만들어나갈 것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건국된 제국들

페이스북은 대중이 쉽게 사료될만한 매력적인 서비스를 기획함으로써 번영해왔고 이를 토대로 광고주들에게도 어필해왔다. 이는 구글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두 회사는 서로 다른 영역에서 사용자들의 삶 속에 있다. 구글은 세상의 지식과 정보를 담고 있고 페이스북은 사용자와 사용자의 지인들에 대해 알고 있다. 사용자는 ‘무슨 일을 하기 위해’ 구글에 접속하지만,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페이스북에 접속한다. 두 회사는 이러한 접근 방식의 차이에도 세상을 지배하려는 계획이나 전략은 매우 흡사하다. 이 두 회사가 처리하는 양질의 데이터는 두 회사에 도전장을 (도전자가) 내밀기 어렵게 하고 있고 또한 엄청난 양의 수익을 안겨준다. 두 회사는 그 수익을 통해 새로운 도전자가 나타났을 때 ‘통 큰 베팅’으로 인수를 하며 경쟁을 일찌감치 없애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회사는 지금보다도 더 많은 사용자와 데이터를 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그들이 왜 제3 국가에서 드론을 사용하거나 구글의 경우 열기구를 통해 인터넷 사용률을 증가시키는 일에 그렇게 깊은 관심을 보이는지 알 수 있다.

페이스북에 맡겨진 일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인공지능(AI)을 향한 페이스북의 베팅은 ‘머신 러닝’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스스로 학습하는 소프트웨어)이 핵심이라는 일을 인지하고 있다고 풀이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이미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서 사람들을 사진에서 자동으로 인식되게 하고 있고, 콘텐츠와 광고를 사용자에게 맞춰서 노출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또한 인공지능이 있는 디지털 ‘어시스턴트’와 챗봇 (chat bot) 프로그램으로 사용자와 소통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음 주에는 페이스북의 Messenger를 통해 이를 실현하려고 한다 (이미 Messenger를 이용해서 우버 자동차를 부르는 일 등을 할 수 있다). 가상현실(VR)에 대한 페이스북의 투자 (2014년에 페이스북은 가상현실의 선두주자인 Oculus를 20억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는 스마트폰 세대 이후 미래의 디지털 컴퓨팅과 커뮤니케이션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에 대한 대담한 추측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위 분야에서 경쟁자들을 마주한다. 구글은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인터넷 서비스와 무인 자동차를 설계하고 있고 다른 IT산업의 공룡들도 인공지능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물론 페이스북과 구글이 돈도 많고 분석할 데이터의 양도 많으므로 최고의 엔지니어들과 스타트업들을 픽업할 수 있다). 음성 기반 퍼스널 어시스턴트 분야에서는 페이스북이 아마존, 애플, 구글,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에 뒤처지고 있기도 하다. 챗봇 (chat bot) 분야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그 외 많은 스타트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주커버그는 가상현실 (VR)이 증강현실 (Augmented Reality; AR)로 가기 위한 디딤돌 (stepping stone)이라고 보고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증강현실 분야에 뛰어들어 HoloLens 헤드셋을 출시했고 (HoloLens는 지난 몇 년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내놓은 제품들 중 가장 인상적인 제품으로 꼽히고 있다) 구글 역시 이미 VR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증강현실 스타트업인 Magic Leap에 투자 한 바도 있다.

페이스북의 거대한 야망과 마주하고 있는 경쟁자들의 존재는 이러한 기술들이 (Drone-internet, AI, VR, AR, etc) 인류의 소통 방식을 뒤바꿔 놓을 것이라는 생각을 시사한다. 각종 기기와 서비스들에 안착할 인공지능은 사용자의 필요를 쉽게 예상할 수 있게 할 것이다 (구글의 이메일 클라이언트인 Inbox는 이미 답장을 적어서 추천해준다). 사용자들은 업무처리와 검색 등을 chat bot과 음성이나 텍스트로 대화하며 처리할 것이다. 인텔리전트 서비스들은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자동차, 그리고 VR/AR 고글 등 수 많은 제품군과 융합될 것이다. 10년 이내로 컴퓨팅은 인공지능 기반 증강현실을 구현할 것이고 사용자는 제스쳐와 음성을 이용하여 데이터를 입력할 것이고 온 세상이 디스플레이 화면이 될 것이다. 정보는 사용자의 세상 전체에 ‘페인트’될 것이다. 새로운 형식의 커뮤니케이션, 크리에이티브, 그리고 콜라보레이션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이는 페이스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그 외 IT 거인들이 만들고자 하는 세상이다. 그러나 그런 세상을 만들어가는 길 위에는 프라이버시 (사생활)와 보안에 대한 우려가 놓여있다. 개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개인정보를 다루어야 하는데 이는 마치 감시 (=surveillance)처럼 보일 수 있다. 소비자가 수많은 양의 개인정보를 제공한 대가로 얻는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그리고 보안이 충분치 못한 경우 크고 작은 반발을 겪어야 할 것이다.

파워 프롬 피플 (Power from People)

모노폴리(독점)에 대한 우려도 항상 있을 것이다. 현재 IT산업의 폐쇄적 생태계는 사용자들이 서비스 간 변경을 꺼리게 하고 있다. 인도에서 인터넷을 몇 가지 웹사이트에 한 해 무료로 제공하려고 했던 페이스북의 계획은 인도의 텔레콤 규제 기관에 의해 무산되었다. 인도의 규제기관은 일개의 사기업이 ‘게이트키퍼’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 다소 위험할 수 있다는 명분에서 반대했다. 독일의 독점규제기관은 (=competition authority)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데이터 처리 방식을 수사하고 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래 왔던 것처럼 페이스북의 지배력과 영향력이 향상하면 할수록 페이스북은 이러한 더 많은 규제를 만나게 될 것이다.

21세기에서는 수십 억 명의 삶 속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과 또 그 점을 이용해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리는 것 사이를 잘 조율하여 반발을 삼지 않는 일이 가장 큰 ‘도전'(=business challenge)이 될 것이다. 고대 로마 사회에서도 시민들은 이따금 씩 황제로부터 등을 돌린 바 있다. 주커버그에게 찬사를 보내라. 그러나 동시에 두려워해야 할 것이다.

원문 읽기 (The Economist)


My thoughts:

1. 선택과 집중
일을 너무 많이 불리면 원래 하던 것도 집중을 못 해 실패할 수도 있다. 그렇게 해서 지는 별이 된 회사가 한둘이 아닐 것이다. 물론 주커버그와 페이스북의 경영진은 이런 점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늘 주력 사업에 더 큰 신경을 써야 한다. 괜히 크게 성공하고 여유가 있다고 해서 이것저것 건드려보는 한국 기업식 마인드는 좋지 않다 (당연한 소리지만 주커버그는 그럴 위인이 아님은 분명하다). 야후를 보자. 야후는 구글과 페이스북 등의 등장으로 인해 톱 플레이어로서의 지위를 잃어버렸다. CEO인 메이어는 지는 별을 살리고자 젊은 스타트업들을 인수해 급한 수혈을 해왔음에도 실패했다 (Revenue-wise). 내가 메이어 였다면 마켓 쉐어와 몸집을 조금 줄이는 한이 있더라도 검색에 좀 더 집중하지 않았을까. 인터넷 비즈니스는 땅 파서 돈 나오는 사업이 아니다. 이제까지는 사용자의 관점에서 제품을 설계했지만, 이제부터는 광고주의 입장에서도 제품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페이스북의 매출은 대부분 광고에서 온다. 그리고 광고의 패러다임은 지난 100년간 6~10년 단위로 바뀌어 왔다. 경쟁사들보다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광고 상품을 내놓아야 광고주들도 믿고 지갑을 연다.

2. 모노폴리에 대한 단상
2000년대 초반, 미국 정부는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반독점법 소송을 해서 이긴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고 회사의 실패설로도 이어졌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는 현재 인플레이션을 따져서 계산하고도 당시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물론 이에 대한 이유는 클라우드 서비스 (Azure, ERP, etc.)와 같은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성공시켰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구글도 2014년 정부로부터 소송을 당한 적이 있다. 페이스북도 마찬가지로 그럴 일이 분명 생길 것이고 한 두 번 정도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자유주의 국가인 미국에서도 트러스트는 엄청난 경계 대상이다. 정부를 작게 하고자 하는 시민들의 생각처럼 사기업 역시 너무 커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3. 증강현실, 인공지능, 가상현실.
위 세 분야는 고도의 기술력과 선견지명이 필요한 분야다. 아직 상용화가 덜 된 분야이기도 하고 인제야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연구를 하고 있다. 머지않아 정말 무인자동차가 상용화될 날이 있고 (테슬라, 구글) 거실을 디스플레이로 즐기는 엑스박스 플랫폼이 탄생할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그래서 복스바겐이나 포드/GM 같은 회사보다, 그리고 현재로써는 콘솔게임 산업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Sony보다 테슬라/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미래가 더 밝다. 이코노미스트가 예견한 대로 패러다임 시프트는 10년 이내로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