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킨지] 빨리 성장하거나 천천히 죽는다: 핵심 사업을 넘는 피벗 (Pivot)

[맥킨지] 빨리 성장하거나 천천히 죽는다: 핵심 사업을 넘는 피벗 (Pivot)

초기 고속성장은 경쟁이 넘쳐나는 SW산업에서 살아남는 데 필요한 요소다. 초기에 빠르게 성장한 뒤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소프트웨어 회사들은 끊임없이 진화하며 새롭게 거듭나거나 성장할 기회를 잡지 못하면 시대에 뒤떨어진 “irrelevant” 한 회사로 전락하게 될 리스크를 떠안게 된다. 수많은 스타트업들 중에 오직 3% 만이 연 매출 $1 B (10억 달러)를 넘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스타트업들은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며 겨우 시작점에 서게 됐다는 것을 곧 깨닫게 된다. 시작점에 겨우 올라서게 된 기업들은 이제 “제2장 (=ACT II)”이 필요하다. 기업들은 “multi-billion” 회사로 거듭나야 함을 알고 있지만 그럴 확률은 희박하다. 우리 [맥킨지 & 컴퍼니]의 최근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980년과 2013년 사이 3,197개나 되는 SW 회사가 IPO를 했으며 그 중 겨우 19개 만이 연 매출 $4B (40억 달러)를 넘을 수 있었다. (차트 1)

차트 1. 3,197개 퍼블릭 소프트웨어 회사 중 19개가 연 40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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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개 기업: 액티비전-블리자드, 어도비, AOL, CA Technologies, eBay, Electronic Arts, 페이스북, 구글, IAC, 인튜이트, 마이크로소프트, 닌텐도, 오라클, Salesforce.com, SAP, Symantec, 텐센트, VMware, 야후!

물론 $1 B 매출을 기록하는 것 자체가, 또 기업이 성장하고 확장하고자 함이 우리가 직시하게 되는 문제의 본질이 아님은 알 것이다. 그러나 그 어떠한 기업도 제자리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 경영진들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초기 스퍼트를 당긴 뒤의 조직을 움직이며 확장해야 하는지 고민을 거듭한다. 우리가 [맥킨지] 소프트웨어 섹터에서 성장을 촉진하며 배운 4가지 레슨을 제시한다.

1. 모든 기업은 “제2장”이 필요하다.

기업들이 스케일을 하면서 유의해야 할 것은 때때로 자신의 핵심 비즈니스를 넘어서 새롭게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찾기 전까지 기업에 주어진 시간은 기업이 노는 핵심 시장의 규모와 얼마만큼 시장이 포화할지에 달려 있다.

2. 최고를 모방하라.

우리는 기업들이 벤치마크 할 수 있는 3가지의 성공적인 기업모델을 찾았다. Rocket ship, Adjacent buyer, reinventor들이다.

3. 타이밍이 전부다.

너무 빨리 움직이면 ACT 1 (초기 사업 모델 및 $1B 이전 단계)에서 실패할 것이고 너무 늦게 움직이면 회사를 정체시킨다. 성공적으로 ACT II에 진입하게 되는 기업들은 확인 가능한 지표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배운다.

4. 밸런스를 맞춰라.

제대로 성장하는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나 가장 큰 성장일 가능성이 크긴 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Best-in-class 기업은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영역과 매력적인 영역에 대한 진입을 균형 있게 맞출 줄 안다.

1. All companies need a second act (모든 기업은 “제2장”이 필요하다)

리서치를 통해 우리는 높은 성장률을 달성하고 유지하는 것이 소프트웨어/온라인 서비스 업계에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해당 기업이 리스크를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지표임을 알게 되었다. 연평균성장률 추이가 50% 이상인 “Super-growers” 들이 연 20% 미만으로 성장하는 회사들보다 $1B (10억 달러) 매출을 달성할 가능성이 8배나 더 많았다. 따라서 서로 죽이고 죽는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살아남는 데는 이처럼 빠른 성장률이 따라줘야 한다.

또한, 소프트웨어 회사들은 한 가지만 잘해서는 절대 안 됨을 강조한다. 처음에는 많은 소프트웨어 회사가 직접 창조해내거나 진입하게 되는 시장에서 빠른 성장을 경험할 수 있는 쾌거를 누리지만 어느 시점에 도달했을 때는 큰 벽에 부딪히고 만다. 이럴 때 최고의 시나리오는 거시경제의 조건에 따라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하고 성장이 멈추는 데서 끝이 난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로 인해 기업은 실패를 거듭하게 되고 추락하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지배적인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회사라 하더라도 시장이 성장하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여지는 무조건 한계점을 갖고 있다. 반도체 시장으로 인해 성장이 멈추고 성숙기에 접어들게 된 EDA(electronic-design-automation, 전자설계자동화) 시장을 예시로 들 수 있다. 모든 디자인 엔지니어들은 EDA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고 정체된 시장성장률을 보았을 때 신규 엔지니어 풀은 감소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EDA 시장의 키 플레이어인 Synopsys, Cadence, 그리고 Mentor Graphics는 EDA 시장 밖에서의 길을 찾기 시작하였다. Synopsis는 지적재산권 (Intellectual Property – IP) 라이센싱 사업, 광학 사업, 그리고 소프트웨어 테스팅 사업으로 확장했다. Cadence 역시 IP라이센싱 사업을 시작했고 Mentor Graphics는 rapid diversification을 통해 내장형 소프트웨어 (embedded software), MCAD (mechanical computer aided design), 그리고 자동차 하위 부품 디자인 소프트웨어 사업으로 피봇을 단행한 바 있다.

2. Emulate The Best (최고를 모방하라)

위에서 언급한 것 같이 3가지 성공 모델이 있다.

Rocket ship. 기술적 트렌드와 다양한 방면으로 상업화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 및 유지하는 기업이다. 이들은 핵심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다양한 방면으로 돈을 벌고자 한다.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회사가 대표적인 예다. 특히 구글은 디지털광고 시장의 리더로써 검색광고로 시작해 3PL 광고모델인 ad sense와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들을 제공하고 있다 (Ex. Google Maps, Gmail, YouTube). 페이스북도 마찬가지로 PC에서의 소셜미디어 리더쉽을 모바일로 성공적으로 옮겨갈 수 있었고 연간 성장률을 60%대 기록, $120억 달러 매출을 달성할 수 있었다.

Adjacency Buyer. 기업 인수와 합병을 통해 인접 시장에 진출하는 기업이다. B2B 플레이어들인 오라클과 SAP가 이 방식을 취하고 있다. 오라클은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로 시작하여 PeopleSoft와 Siebel Systems 인수를 통해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회사로 확장할 수 있었고 기업용 하드웨어 제조사로도 (썬 마이크로시스템 인수), 클라우드 솔루션 제공자로도 (RightNow Tech, Taleo, Eloqua, ResponSys 인수) 확장할 수 있었다. SAP도 마찬가지로 기업인수합병 활동을 통해 ERP 및 데이터베이스 벤더 시장에서 출발하여 Business Objects, Sybase, SuccessFactors, Ariba, Concur Tech 인수를 통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포함하는 멀티 통합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Reinventors. 이미 진출해 있는 시장에서 거둬들이는 자산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혁신적인 방법을 통해 개척해나가는 기업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대표적인 예로 해당 전략을 시행하여 PC 프론트엔드 (OS, Office, etc) 기업에서 백엔드도 “commensurate”(상응하는) 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Salesforce.com은 MS의 이러한 Reinventor전략을 벤치마킹해서 Force.com (세일즈포스의 open API)를 런칭했다. 이로 인해 새로운 매출 경로를 개척하고 고객 관리 및 미래 전략 역시도 수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3. Timing is critical. 타이밍이 전부다.

정확하게 예측해서 제2장 (ACT II – pivoting 전략)에 진입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도 중요한 사실이다. 너무 빨리 진출해버리면 제1장 (ACT I, 기존 사업)에서 일궈낸 모멘텀 마저 잃어버릴 수 있다. 2000년 대 초반, 엔터프라이즈 이커머스 기업들은 다수의 인수·합병을 통해 핵심 사업에서 벗어나 온라인 결제 시스템과 SME (small-mid sized enterprise) 대상 이커머스 사업으로 진출을 꾀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들의 결정은 결국 핵심 사업에 맞춰져 있던 포커스를 깨버리게 했고 2008년까지 핵심 고객층을 잃어버렸으며 그로 인해 결국 성장은 둔화하였다. 반대로 너무 신중해서 진입이 늦어버리게 되는 기업은 성장 둔화와 뒤처지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예를 들자면 전통적인 패키지형 소프트웨어 벤더 업체들은 성장 둔화에 대한 문제점을 안고 있었고 SaaS (ex. 클라우드 기반 CRM)의 견제에 대한 위협을 느끼고 있었다. 많은 업체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진보에 맞춰 빠른 피벗을 단행할 수 없었다. 동시에 클라우드 사용률은 증가하고 있었고 패키지형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요는 급락했다.

ACT II로 피벗 하는 적절한 시기는 다음과 같다. 기업이 기업의 핵심 사업 분야에서 3년, 5년 성장 목표를 달성할 수 없게 될 때다 (예: 치열한 경쟁이 난무하는 flat 시장에서 15% 성장률이 목표라고 치부하고 있는 기업) 또 다른 신호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자산 중에서 큰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 때다. 예를 들면 내부적 인프라를 외부에 공개하여 플랫폼 사업으로 거듭나게 할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 때다 (Salesforce.com = Force.com). 정기적인 내부 감사와 성찰을 통해 이러한 현상이나 신호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차트 2를 보면 이러한 내부적 감사 및 성찰 (introspection)이 어떻게 경영진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차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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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Keep your balance. 밸런스를 유지해라.

피벗을 단행하게 될 신규 시장이나 제품군을 선택할 때 신중해야 함은 말하지 않아도 강조 되어야 할 부분이다. 기존 사업 영역과 얼마나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지, 그리고 기업이 해당 신규 시장으로 진출했을 때 펼칠 수 있는 역량과 그것에 대한 한계점도 어느 정도 인식을 해야 할 것이다. 단순히 신규 사업의 매력도 만을 보고 진출을 결정짓는 일은 어리석은 짓이며 이는 결국 해당 시장에서 기업의 USP 부재로 이어지게 된다. 닷컴 버블 시절, 전통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신규 사업의 매력도를 보고, 또한 선점해서 승승장구하는 경쟁자들의 모습을 보고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며 인터넷 기업들을 장 보듯 인수했지만 확실한 전략도 없었기에 그들 중 오직 극소수만이 살아남아 인수에 대한 흑자 투자대비자본회수율을 기록할 수 있었고 인터넷 공룡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경영진은 ACT II 피벗이 주는 장단점을 잘 분석해야 할 것이다. 과연 기업이 현재 사업 포커스에서 벗어나 성공, 혹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 신규 사업 진출은 힘들다. 당연한 얘기지만 성공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 그런데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행해야 한다. 기업들은 단행하며 여러 시행착오를 겪게 될 것이지만 이로 인해 포기해서는 안 된다. 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비결은 집요함이다. 시행착오와 실패로부터 얼마나 빠르게 벗어나고 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또한, 성공적인 피벗은 기업 내 조직이 변화를 감수할 만큼 준비가 되어 있느냐에도 달려있다.

본 글은 경영전략컨설팅 회사 McKinsey & Company의 원문 Grow fast or die slow: Pivoting beyond the core를 번역한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