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팀 만들기

Small is not less than. 작은 것이 오히려 장점이다.

작은 팀 만들기
Photo by Sigmund / Unsplash

우리 팀은 현재 9명이다. 2022년 여름까지는 6명, 2021년 여름엔 4명이었다. 우리 회사의 구성원은 단 두 가지로 구분하는데, 만드는 사람, 파는 사람으로 구분한다. 현재 우리 팀에서 만드는 사람은 총 6명, 파는 사람은 총 3명이다.

나는 작은 팀을 좋아한다. 기본적으로 큰 팀보다 작은 팀이 더 많은 것을 달성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특히 소프트웨어에서는 더욱더 작은 팀을 좋아한다. 다른 업종보다도 소프트웨어는 필요한 최소 인원이 그리 많지 않기도 하고, 사람을 많이 뽑으면 많이 뽑는 대로, 적게 뽑으면 적게 뽑는 대로 운영할 수 있는 업종이 소프트웨어업이라 오히려 작은 팀이 더 빠르게 움직이고 더 많은 것을 해낼 수 있다.

많은 논란과 좀처럼 이해 가질 않는 행보를 보이는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의 경영권을 인수한 다음 단행한 레이오프(layoffs)는 이 때문이다. 트위터를 만드는데 8,000명은 필요하지 않다. 단지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그 인력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Ringelmann Effect(링겔만 효과)라는 조직심리학 용어가 있다. 이는 집단 속에 참여하는 개인의 수가 늘어갈수록 성과에 대한 1인당 공헌도가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100여년 전, 독일의 심리학자 링겔만은 줄다리기를 통해 집단에 속한 각 개인들의 공헌도 변화를 측정하는 실험을 해 보았다. 개인이 당길 수 있는 힘의 크기를 100으로 보았을 때, 2명, 3명, 8명으로 이루어진 각 그룹은 200, 300, 800의 힘이 발휘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실험 결과에 따르면, 2명으로 이루어진 그룹은 잠재적인 기대치의 93%, 3명 그룹은 85%, 그리고 8명으로 이루어진 그룹은 겨우 49%의 힘의 크기만이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그룹 속에 참여하는 개인의 수가 늘어날수록 1인당 공헌도가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는 혼자서 일할 때보다 집단 속에서 함께 일 할 때 노력을 덜 기울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LG 주간경제 출처)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에 $1B에 매각될 당시 전 직원 수가 13명에 불과했다. 왓츠앱 역시 페이스북에 $19B에 매각될 당시 55명이 만들었다. BuiltWith는 여전히 1명이 만든다. 1년에 수천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예상되는 37signals 팀은 80명의 구성원이 있다. 노션은 $2B 밸류를 인정받을 때까지 직원을 50명 이상 늘리지 않았다.

우리 팀에서는 파는 팀의 경우 약 2.5명의 인풋(파는 사람 중 한 명인 아서(Arthur)의 bandwidth 70%는 회사의 운영에 쏟는다)으로 약 3-4명의 아웃풋을 만들고 있다.

제이슨 프리드(Jason Fried)가 이끄는 37signals의 베이스캠프는 약 23년 동안 큰 회사들과 직접 경쟁했다고 한다. Monday, Asana, Slack, ClickUp, Smartsheet 등이 그들이다. 이 회사들의 인력 구성은 아래와 같다.

  • Monday는 1,5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 Asana는 1,600명의 직원을 둔다.
  • ClickUp은 1,000명의 직원을 둔다.
  • Slack은 2,500명의 직원을 둔다.
  • Smartsheet은 3,000명의 직원을 둔다.

이들은 이 정도의 구성원들로 대략 10~15만 개의 유료 고객사를 두고 있다. 그런데, 37signals 역시 유료 고객사가 10~15만개 정도 된다. 그러나 37signals의 구성원 수는 단 80명이다. 이마저도 최근 "공격적"으로 채용을 진행한 결과다. 매출 및 수익 규모 차이는 있을지언정, 그것은 비즈니스 모델의 차이일 뿐,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의 숫자나 서비스의 품질과는 상관이 없다.

37signals는 단 80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uptime을 유지하고, 대략 60분 이내로 고객 이슈에 대응하며,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제품을 만든다. 게다가 37signals는 100% 리모트로 근무하고 있고, 구성원 전원이 여름에는 금요일에 논다. 겨울에도 회사 차원에서 주 40시간을 넘지 말라고 당부한다.

80 vs. 3,000. 누가 더 강한가?

"Small is not less than." 작은 것이 오히려 장점이다.

결과 위주로 우선순위를 재편성 하자.

적은 인풋으로 더 많은 아웃풋을 내려면, 전쟁통에 응급처치를 누구에게 우선적으로 할 것인가를 판단하는 용어인 "triaging"을 해야 한다. 절대적으로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일을 장황하게 늘어트려 놓는 것은 결국 아무것도 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Triaging을 할 때 기준은, 언제나 addition 보다는 subtraction에 집중한다. "하지 않으면 안 될 것들"을 우선적으로 편성하는 것이다. 하지 않으면 안될 것들을 편성한 후에 고려해볼 만한 우선순위를 정하는 기준은 "핵심 지표의 바늘을 움직이는가?"이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절대적인 시간도 중요하긴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뭘 어떻게 하는 가이다.

우선 내가 무슨 일을 우선적으로 해야 지표의 바늘이 움직이는지, 그리고 하지 않으면 안 될 것들이 뭐가 있는지 감이 잘 안 선다면,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절대적인 시간을 늘리는 것부터 시작하자.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모르면 엉덩이라도 무거워야 하는 법. 보통 일을 아직 많이 경험하지 못한 주니어들의 경우이다.

그러나 내가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알고 있다면, 무작정 책상 앞에 앉아 있는 것보다, 일을 어떻게 하면 구조적으로 깔끔하게 처리하고 결과를 바로 낼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사람이 아니라, 도구가 일하게 하자.

센드버드 김동신 대표의 인터뷰다. SaaS를 활용하는 것은, Total Cost of Ownership 관점에서 봤을 때 인건비를 지불하는 것보다 도구(SaaS)를 고용하는 것이 무조건 이득이라는 설명이다. (참고: 김동신 대표의 "API Economy and Software Engineering Productivity")

작은 팀으로 많은 것을 해내려면, 도구를 잘 쓸 줄 알아야 한다. 우리 팀도 9명이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도구는 엄청 많다. 모두 고효율을 목표로 하는 운영 체재의 일환이다.

37signals의 창업자 제이슨 프리드(Jason Fried)가 한 말이 있다.

"Keep your costs low. startups with VCs often scale too fast and hire too much. you will drive yourself out of the market if you do that. basecamp can stay in business because they have 50 people working on their products vs. 200. if you have 24 employees you're gonna have 24 employees worth of work.

"비용을 낮추세요. VC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은 종종 너무 빠르게 스케일하고 너무 빠르게 사람을 채용합니다. 그러다 시장에서 퇴출되기 쉽습니다. 베이스캠프 (37signals의 제품)는 200명이 아니라 50명의 직원이 있어서 살아남을 수 있는 거예요. 24명의 직원이 있으면, 24명의 일이 있기 마련입니다."

우리 팀도 앞으로의 채용계획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금도 채용 전환이 가능한 마케팅/세일즈 인턴을 채용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의 기조는 작은 팀, "소수 정예", 높은 효율, 그리고 속도다.

Small is not less t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