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실리콘 밸리의 Jared를 보면서.

미드 실리콘 밸리의 Jared를 보면서.

HBO 미드 <Silicon Valley>를 정말 재미있게 보고 있다.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벌써 시즌5에 접어들었다. 쇼 플롯의 중심에는 Pied Pier라는 데이터 압축 플랫폼 스타트업의 멤버로 있는 Jared Dunn이라는 캐릭터가 있는데, 웃으라고 만든 쇼에 진지함을 표현하는 것 같아 조금은 민망하지만, 쇼를 보면서 이 캐릭터에 대해 조금 더 깊게 생각해 봤다.

결론을 말하자면, 나는 Jared와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아마 이 쇼에서 가장 맘에 드는 캐릭터를 고르자면 Jared를 고를 것이다. Jared는 팀의 사기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고 리더인 Richard를 위해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으며 때로 팀원들이 옳지 않은 행동을 하려 할 때 최선을 다해 저지하려는 노력은 현실 세계에서 스타트업을 하려는 모든 사람이 복습해야 할 가치들이다. 테크와 스타트업 업계는 요즘 엄청난 기술과 천문학적인 돈, 그리고 명예와 인기에 often 가려져 있어 우리는 스타트업을 하는 본질적인 이유를 잊을 때가 많다.

Jared는 (원래 이름은 Donald. 근데 Hooli의 CEO Gavin Belson이 입사 첫날 Jared라 부르면서 이름이 되었다) 실리콘 밸리 엔지니어들의 기본 장착템인 “geek”스러움을 갖춘 데다가 (엔지니어는 아님) 엔지니어들보다도 더 사회성의 부재가 심한 캐릭터다. 사회성 결여는 그가 어렸을 때부터 좋지 못한 환경에서 자라왔기 때문일 것으로 예측해본다. 생물학적 부모로부터 버림을 받고 이 집, 저 집 입양을 다니며 어쩔 땐 집도 없이 거리에서 잠을 청하기도 했을 만큼 열악한 환경에서 컸다. 그런데도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Hooli에 입사했다. 그는 똑똑하고 재능을 갖춘 인재다. 게다가 그는 Pied Piper와 Richard Hendricks의 가능성을 가장 먼저 알아본 인물들 중 하나기도 하다.

가장 대단하다고 생각한 것은, 가만히 Gavin 밑에 있었으면 Hooli에서 SVP까지도 달았을 것이고, 그 말은 엄청난 액수의 주식과 연봉을 받았을 것이란 얘기다. 사회적으로도 좋은 평판과 (despite his social awkwardness) 명예도 얻었을 것이다. 근데 그는 Hooli에서 그보다 한참 아래 있는 파트타임 계약직 엔지니어가 side project로 만든 pied piper를 보고 그 모든 것을 버렸다. 실리콘 밸리에서 콘도에 살 뿐만 아니라 소유할 정도로 부유했던 그는 리차드와 pied piper 하나만을 보고 다 포기하고 Erlich의 차고에 매트리스를 하나 놓고 생활하기 시작한다. 동료인 Gilfoyle이 Jared에게 가만히 있었으면 순탄한 삶을 살았을 텐데, 뭐하러 나와서 이 고생이냐는 식의 질문을 던진다. Jared는 그것에 조금도 동요하지 않는다.

또 대단한 점은 그의 무한한 긍정이다. 차고에서 쥐와 함께 생활하면서도 그런 열악한 환경의 upside에 집중하는 모습도 보인다. 소위 ‘잘 나가던’ Jared가 차고에 살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는 분명 주위 지인들로부터 멸시와 무시를 받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는 그러나 개의치 않고 그가 Pied Piper와 Richard에게서 확인한 가능성을 현실화하기 위해 계속 도전한다. 우리는 삶의 아주 작은 부분에서만 실패해도 두려움을 느끼고 성공 가능성과 나의 bottom line을 계산하기 시작하는데 그는 그런 것이 없다. 팀과 팀원들의 가능성을 무한 신뢰하면서 그가 제공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팀에게 바친다. 다시 말해, Jared는 Pied Piper의 정신적 지주인 것과 동시의 팀원들이 필요한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무너지지 않는 기둥과도 같은 존재인 것이다.
물론 그는 Richard가 비도덕적 행동을 할 때 (시즌4 참고) 퇴사를 결심했었다. 그러나 그 부분까지도 높이 사고 싶다.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대세를 따르지 않고 퇴사하는 모습도 대단했다.

우리는 과연 Jared만큼의 목표 의식/도전 정신과 성실함, 그리고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sunk cost를 cut off할 만한 강한 신념이 있는가? 이 점에 대해서도 깊게 생각해봤다. 우리는 수많은 창업가들의 성공 스토리와 “하면 됩니다” 와 같은 식의 이야기들에 취해 스타트업을 선택함으로써 편안함, 안정성과 맞바꿀 어려움과 멸시를 잘 생각하지 않는다 (어쩌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그런 것들을 생각조차 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이유에서 많은 사람이 스타트업을 하겠노라 선언하지만 얼마 안 있어 다시 대기업으로 돌아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이 부분에서 guilty 하다. 스타트업을 하고 싶어 하지만 선뜻 내 모든 것 (자산, 커리어, 편안한 삶, 안락함 등)을 걸기가 쉽지 않다. 스타트업을 하다가 뭐라도 하나 잘 못 되면 파산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일정한 수입이 없으니 매달 내야 하는 bill (월세, 차, 휴대폰, 인터넷, 학자금, 카드대금 등)을 내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Jared의 캐릭터를 조금 더 유심히 보게 되는 것 같고, 관찰하게 되는 것 같다. 그를 닮고 싶기 때문이다.

올해 안으로는 ‘내 일’을 하고 싶다. 아직은 내가 직접 하기보다 좋은 팀에 합류해 배울 것들을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기회를 찾기 위해 팀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파운더들과도 이야기하고 있다. 올해 안으로는, 내 일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