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사람에게 중요한 3가지 자질
얼마나 다행인가, 자신이 잘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분야에서 집중력과 지속력만 기를 수만 있다면 최고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서 소설가로서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문학적) 재능, 집중력, 그리고 지속력이라 말했다.
이 대목을 읽으며 나는 비단 소설가뿐 아니라 이 3가지 자질은 일하는 사람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으로 생각했다.
우선 재능은 무슨 일을 하든지 가장 중요한 자질이다. 재능이 없으면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최고가 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어떤 분야에서든) 최고가 되기 위해선 하루라도 빨리 나의 재능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키는 재능은 오히려 필요한 자질이라고 하기보다는 전제 조건이라고 얘기했다. 그는 자동차와 연료의 비유를 들면서, 아무리 좋은 자동차라도 연료가 없으면 달릴 수 없듯, 재능이란 일을 시작함에 앞서 꼭 필요한 것이라 얘기했다.
그는 재능 다음으로는 집중력을 꼽았다. "자신이 지닌 한정된 양의 재능을 필요한 곳에 집약해서 쏟아붓는 능력."
집중력이 부족하면 재능이 있어도 중요한 일을 달성할 수 없다.
다행인 것은 집중력은 재능과는 달리 부족함을 개선할 수 있다. 처음에는 1시간도 집중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지만, 하다 보면 매일 단련되는 근육처럼 점차 집중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을 늘려갈 수 있다.
하루키 역시 매일 아침 3시간이나 4시간을 집중해서 글을 쓴다고 한다. 매일 아침 7시에 일어나 아침을 먹고 두 시간을 집중해서 글을 쓴 심리학자 칼 융 Carl Jung도 이렇게 집중력을 단련했다.
그는 집중력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지속력이라고 말했다. 하루에 3시간, 4시간을 집중해서 글을 썼다 하더라도 그 루틴이 고작 일주일만 가면 작품을 완성할 수 없다. 마라톤처럼 호흡을 천천히, 길게 가져가는 연습이 필요하다.
집중력과 마찬가지로 지속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단련하는 것이다. 사람마다 제각각 타고나는 힘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 누구도 42.195km 마라톤을 처음부터 완주할 수는 없다.
"비록 아무것도 쓸 것이 없다고 해도 나는 하루에 몇 시간인가는 반드시 책상 앞에 앉아서 혼자 의식을 집중하곤 한다."
– 레이먼드 챈들러 Raymond Chandler
미스터리 작가 레이먼드 챈들러는 글감이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더라도 책상 앞에 몇 시간이고 앉아있었다고 한다. 책상 앞에 앉는 습관을 기른 것이다.
집중력과 지속력은 매일 같이 쉬지 않고 가다듬어야 비로소 활용할 수 있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그 누구도 처음부터 바로 지속해서 집중력을 낼 수 없다. 일하는 사람이라면 챈들러처럼 작가로서 필요한 집중력과 지속력을 훈련해야 한다. 요즘같이 집중을 방해하는 것들이 넘쳐나는 시대에는 더더욱 그렇다.
나는 요즘 매일 아침 30분 정도를 가볍게 운동하고, 샤워한 다음, 바로 1~2시간 집중해서 중요한 일을 쳐내는 연습을 하고 있다. 이마저도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아침에 제때 일어나는 것도 쉽지 않은 데다가 일어나자마자 곧바로 운동장으로, 그다음에 바로 책상 앞으로 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를 조금이라도 쉽게 하기 위해서는 방해를 받을 수 있는 요소를 줄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이를테면, 일어나자마자 아이폰을 확인하다 보면 금세 30분이 넘게 지나있기 마련이다. 아이폰을 침대 멀리 두고 하루 가장 중요한 일과 (아침 운동 + 1~2시간의 일)를 마치고 나서 확인하는 것이다.
실패하더라도 그다음 날 똑같이 다시 시도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난 이제 앞으로 집중력과 지속력을 기를 거야"라고 다짐한 다음 계속해서 루틴을 지키는 데 성공하는 사람은 없다. 루틴을 지키는 데 실패할 수는 있지만, 다시 "get back on track" 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렇게 하려고 하는가? 가 중요한 것 같다.
얼마나 다행인가, 자신이 잘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분야에서 집중력과 지속력만 기를 수만 있다면 최고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