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35: 파워포인트 무용론에 대한 반론

심플한 프로덕트 만드는 법 / 전혀 다른 것 만들자 / 확률적 사고 / 파워포인트 무용론에 대한 반론 / 창작의 비밀 / YC가 밸류 인플레이션을 만든다?

뉴스레터 #35: 파워포인트 무용론에 대한 반론
"계속하는 것 - 리듬을 단절하지 않는 것. 장기적인 작업을 하는 데에는 그것이 중요하다. 일단 리듬이 설정되어지기만 하면, 그 뒤는 어떻게든 풀려 나간다. 그러나 탄력을 받은 바퀴가 일정한 속도로 확실하게 돌아가기 시작할 때까지는 계속 가속하는 힘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주의를 기울인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 무라카미 하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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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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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한 프로덕트를 만드는 법

어떤 제품이 심플한 제품인가?

"미니멀하다"고 해서 심플한 제품이 아니다. 또 복잡한 기능을 갖췄다고 해서 복잡한 제품이 아니다.

적게 갖춘 제품이 심플한 제품이 될 수는 있지만, 심플한 제품은 적게 갖춘 제품이 아니다. 심플한 제품은 제대로 갖춘 기능을 심플하게 만든 제품이다. 결국 심플함은 사용하는 사람의 관점에서 결정된다.

  • 심플한 제품 != 적게 갖춘 제품
  • 심플한 제품 == 제대로 갖춘 기능을 심플하게 만든 제품

또한 심플함의 이름 아래 제품의 핵심을 이루는 기능이 부족해서는 안 된다. 그건 심플한 제품이 아니라 그냥 기능이 부족한 제품이다. 적게 갖추더라도 핵심을 이루는 기능을 제대로 구현한 제품은 심플한 제품이다.


전혀 다른 것을 만들자

다른 제품과 경쟁할 때, 경쟁사들이 만든 판에 우리 제품을 맞추면 열이면 열, 백이면 백 번 진다.

"경쟁 제품들이 가진 기능들, 우리도 있다"  접근보다 아예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의 다름을 추구하는 것이 더 낫다.


확률적 사고

확률적 사고(Probabilistic Reasoning)는 의사 결정을 할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생각 도구(mental model)로, 특정 사건(event)이 발생했을 때, 그 사건으로 인해 어떤 결과로 이어질 것인가를 논리와 수학을 근거로 예측해볼 수 있는 의사 결정 프로세스다.


From the web

파워포인트 무용론에 대한 반론

Benchmark Capital의 Bill Gurley가 쓴 파워포인트무용론에 대한 반론입니다. 파워포인트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평판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쓸데없는 노력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기도 합니다. 특히 창업자들 사이에서는 뭔가 "lame"한 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어차피 투자할 VC는 피치덱 같은 것 안보고도 투자해요."

파워포인트와 슬라이드는 매우 형식적인 것이고, 캐주얼함을 추구하는 창업자들은 파워포인트와 슬라이드 대신 그냥 이야기하면서 투자 받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Uber, Nextdoor, Opentable, GrubHub, Zillow 등에 투자한 실리콘밸리 top tier 딜메이커인 빌 걸리는 어떤 아이디어를 파는 입장, 즉 - 영업이나 사내 타운홀 미팅, 투자 유치 등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를 만들고, 슬라이드대로 피칭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얘기를 합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슬라이드는 하나의 스토리를 구조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그는 본문에서 슬라이드를 "구조화된 과학적 증거물"과 같다고 설명합니다. 발표를 듣는 사람이 발표자의 논점을 잘 이해하고 왜 이 아이디어가 좋은 아이디어인지 설득이 되어야 하니까요.

또한 슬라이드는 발표자가 이야기의 흐름을 잃지 않고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매우 좋은 도구가 되기도 하고요. 슬라이드를 따라가면, 정해진 시간 안에 의도한 순서대로 발표자는 논의하고자 하는 모든 논점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파파고 번역 읽기


헤밍웨이와 하루키에서 배우는 '창작의 비밀'

(c) 현대문학

재작년부터 일본을 대표하는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Murakami Haruki를 너무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그의 소설도 훌륭하고 재미있지만, 그만큼 쓰는 사람의 매력에 빠졌거든요. 하루키는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서 1982년 가을부터 (무려 40년 째...!) 매일 달리기를 하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그는 루틴의 힘을 믿으며 매일 같이 균일한 노력을 들인다고 합니다. 더 하지도, 덜 하지도 않고 딱 적당하게.

하루키와 마찬가지로 미국을 대표하는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 Ernest Hemingway도 루틴을 일평생 지킨 사람으로 유명합니다. 그 역시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정오까지 글을 쓰고, 오후에는 0.5마일 수영을 하고, 저녁에는 바에 가서 술을 마셨다고 해요.

강한 인내심으로 거리를 쌓아가고 있는 시기인 까닭에, 지금 당장은 시간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시간을 들여 거리를 뛰어간다. 빨리 달리고 싶다고 느껴지면 나름대로 스피드도 올리지만, 설령 속도를 올린다 해도 그 달리는 시간을 짧게 해서 몸이 기분 좋은 상태 그대로 내일까지 유지되도록 힘쓴다.

장편소설을 쓰고 있을 때와 똑같은 요령이다. 더 쓸 만하다고 생각 될 때 과감하게 펜을 놓는다. 그렇게 하면 다음 날 집필을 시작할 때 편해진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도 아마 비슷한 이야기를 썼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계속하는 것 - 리듬을 단절하지 않는 것. 장기적인 작업을 하는 데에는 그것이 중요하다. 일단 리듬이 설정되어지기만 하면, 그 뒤는 어떻게든 풀려 나간다. 그러나 탄력을 받은 바퀴가 일정한 속도로 확실하게 돌아가기 시작할 때까지는 계속 가속하는 힘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주의를 기울인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 무라카미 하루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본문에서는 두 작가가 일평생 지켜온 루틴의 힘을 소개합니다.


YC가 밸류에이션 인플레이션을 만든다?

2022년 1월부터 Y Combinator는 기존 투자 조건인 투자금액 $125,000 @7% 지분에서 투자금액 $500,000 + MFN 조항(나중에 투자자 우호 조건으로 추가 투자를 할 수 있는 조항)을 넣었는데요.

이 변경으로 인해 YC 창업자들이 지분을 지키기 위해 훨씬 더 큰 밸류로 이후 투자받고자 한다고 합니다. 일부 VC는 너무 오른 YC 배치 팀의 가격에 아예 거절하게 되는 경우가 잦아졌다고도 하네요.

Pitchbook의 조사에 따르면 작년까지만 해도 상위권 seed-stage deal은 $15m 정도였는데 올해는 $2-30m까지도 한다고 합니다.

밸류가 무작정 높아지는 것은 초기 스테이지 창업자들에게도 오히려 좋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비즈니스로서의 내재적 가치는 동일한데 밸류가 몇 배로 뛰면 Micro VC들과 엔젤투자자들에게 있어서는 덜 매력적인 투자가 되니까요.

YC 탓은 아닙니다. YC도 Micro VC들과 엔젤들과 경쟁하는 시대가 되었으니까요. 원래는 $125k를 7%에 받고, 데모데이 때 VC들에게 피치해서 sizable한 투자받는 것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제안이었지만 이제는 엔젤들과 Micro VC들이 $125k 보다 훨씬 더 큰 투자금을 더 큰 밸류에이션에 투자하기 시작했으니, YC도 $500k로 올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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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ft + alchemy에서는 비즈니스와 삶의 "craft"와 "alchemy"를 다룹니다. 장인이 손으로 공예품을 만들듯 삶과 비즈니스도 손으로 빚는 공예품과 같습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오랜 시간 연마해 마침내 빚는 아름다운 공예품과 같은 삶과 비즈니스를 추구합니다. 또한 비행기를 10배 더 빠르게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10배 더 좋은 경험으로 만드는 것은 더 쉽습니다. 납도 금으로 만들 수 있는 '심리' 연금술에 대해서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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