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33 Product Market Fit의 3가지 증거

PMF의 3가지 증거 / 회의에 대한 생각 / 스타트업과 VC가 되는 이유 / 언어의 중요성 / 몰입을 위한 도구 / 경험에 기반한 의사결정 / B2B 스타트업의 편견 / 퍼블리의 미래

뉴스레터 #33 Product Market Fit의 3가지 증거
"무릇 위대한 자는 지도자가 되려는 자가 아니라 부름을 받는 자이다."

"A great man doesn't seek to lead, he is called to it. And he answers."

–Leto Atreid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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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


/ craft + alchemy /

Product Market Fit (PMF)의 3가지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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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Lenny's Newsletter

안드리센 호로위츠(a16z)의 마크 안드리센이 Product/market fit을 처음 언급하며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Product/market fit 이란 좋은 시장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안드리센은 이어서 PMF를 찾았을 때 어떻게 알 수 있는 지에 대해서도 언급했어요.

"Product/market fit을 못 찾았다는 것은 언제나 확신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Product/market fit을 찾았다는 것도 언제나 확신할 수 있다."

안드리센이 이렇게 모호하지만 (논리상) 정확한 정의를 내린 이유가 있는데요. 회사마다 PMF의 모습, 기준, 그리고 시기가 제각각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는 현재 PMF를 찾고 궤도에 오른 스타트업들이 PMF를 찾기까지 얼마나 걸렸는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18개월, 에어비앤비는 2년, 슈퍼휴먼은 3년, 앰플리튜드는 4년이 걸렸다는데요.

실리콘밸리에서 엔젤투자자와 1인 작가로 활동하는 Lenny Rachitsky 는 여러 실리콘밸리 창업자들에게 언제 PMF를 찾았다고 생각하게 되었는지 설문한 뒤, 이 글을 통해 정리했습니다. 여전히 정답은 없지만, 크게 3가지 기준으로 나누어서 PMF를 찾았을 때의 (시장에서의) 반응이 어떤지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1. 시장에서의 즉각적인 반응
  2. 점진적이지만 점차 축적되는(compounding) 시장의 반응
  3. 특정 마일스톤에 도달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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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이 없는 회의는 의미도 없다

"합시다. 스크럼."

이 문장은 장류진 작가의 일의 기쁨과 슬픔에 나오는 혁신을 대표하는 스타트업 업계의 이면을 꼬집는 문장이다. 스크럼 회의는 본래 아무리 길어도 15분이면 끝나야 하는 짧고 간결한 회의 방식이다. 소설에서는 아침 조회 시간으로 생각하는 대표 때문에 매일 30분씩 낭비하는 직원들의 비애를 그린다.

스타트업과 스크럼 회의뿐일까. 어떤 조직이든 어떤 형태로든 회의를 한다. 그리고 많은 회의는 목적이 흐릿하다. 그저 모여 목적과 이유, 결과적인 액션 아이템이 나오지 않은 채 이런저런 논의만 하다 끝난다.

회의는 매우 비싼 소통 방식이다. 표면적으로 60분짜리 회의는 그리 길지 않지만, 예를 들어 다섯 명이 참여한 회의라면 60분이 아니라 5시간이 투입되는 것이다. 돈으로 계산해보면 좀더 와닿을까. 5천만 원 연봉을 받는 사람 다섯 명을 모아 1시간 회의를 하면 그 비용은 125,000원이나 된다. (연 2,000시간 근무 기준)

이건 아주 단순하게 계산해서 그렇고, 외부 회의라면 이동하는 시간과 비용이 추가된다. 지식노동자는 문맥 전환(context switching) 비용으로 인해 회의 시간 전후로 30분~1시간씩, 혹은 그 이상의 기회비용을 지불한다.

회의는 비싸고, 효율적이지도 않다.

목적이 없는 회의는 의미도 없다. 목적이 없으면 논의가 산으로 가기 쉽다. 회의를 마칠 때면 - 그리고 보통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긴다 - 전혀 다른 주제로 이야기하다가 끝나버리고 만다.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이 '되는 이유'

바깥에서 볼 때는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은 약간 미친 짓에 가깝게 보인다. 망할 게 뻔하면서 투자를 하는 투자자와 실패하면 전 재산을 잃을 창업가들은 비이성적(irrational) 하게 보일 수밖에 없다.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이 되는 이유는, 90%는 아주 작은 수익(또는 '0')을 만들지만, 10%는 나머지 90%의 수익을 합친 것보다도 훨씬 큰 수익을 만드는 원리에 있다.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은 실패할 확률이 90%인 종목이다.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VC도 기본적으로 10개 중 9개는 실패할 것을 예상하고 투자를 한다. 나머지 1개 스타트업이 성장해서 나머지 9개의 실패를 채우고도 남을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을 하는 창업자들도 마찬가지다. 직장에 다니거나 의사, 변호사와 같이 전문직에 종사하면 점진적인 부를 얻게 되지만 창업을 해서 성공하면 엄청난 부를 얻게 되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창업자가 잃을 수 있는 것은 100%, 즉, 자신이 가진 재산에 한계점을 둔다. 못하면 0이지만, 잘하면 100 이상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스타트업 '산업'은 굴러간다.

나심 탈렙은 이런 원리를 '블랙 스완' 이론으로 설명한다 (많은 사람이 2008년 금융사태나 9/11 테러와 같은 안 좋은 이벤트만을 블랙 스완으로 이해하지만, 구글과 같은 스타트업의 불균형적인 성공과 구글에 투자한 세쿼이아의 성공 역시 블랙 스완이다).

그는 책 Black Swan에서 (벤처) 투자자와 창업가들의 전략은 간단하다고 얘기한다. 계획은 그만 세우고, (블랙 스완의) 기회가 보일 때까지 이것저것 시도("tinkering")를 끊임없이 하는 것이다. 이는 마르크스(Karl Marx)와 애덤 스미스(Adam Smith)의 원론과는 반대되는 개념이다. 자유 시장이 굴러가는 이유는 사람들에게 특정 재능이나 기술에 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블랙 스완과 같은) 운을 만날 수 있게 허용하기 때문이다.


모쿠사츠(もくさつ): 언어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

잘못 사용한 단어 하나가 부른 참사

1945년 7월 26일 세계 2차대전 당시 미국의 트루먼 대통령, 영국의 총리 처칠, 중국의 장제스 등 연합국 지도자들은 '포츠담 선언'을 통해 일본의 무조건 항복을 촉구했다. 이에 일본의 당시 총리 스즈키 칸타로는 '모쿠사츠'라는 표현을 쓰게 되는데, 모쿠사츠(もくさつ, mokusatsu)라는 표현은 서구권 언어로 직역할 수 있는 마땅한 표현이 없는 표현으로, '침묵'과 '묵살' 그 중간 어디엔가 있는 표현이다.

아마 스즈키 총리는 당시 일본 내부에서도 무조건 항복이 지배적인 여론이었던 것으로 보아 '묵살'보다는 정치인들이 잘하는 '침묵한다'는 표현으로 (입장 표명을 유보한다-정도로) 썼을 테지만, 모쿠사츠는 일본 언론의 오역으로 연합국 지도자들에게 '묵살한다'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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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을 위한 시간 측정 도구, Rize

위대한 심리학자 칼 융은 매일 아침 7시에 일어나서 맛있는 아침 식사를 하고, 서재에 들어가 두 시간 동안 몰입해서 글을 쓰는 것을 일생의 루틴으로 삼았다. 오후에는 명상하거나 긴 산책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는 1년에 두 번, 한적한 곳에 가서 세상과의 연결과 연락을 모두 차단한 채 2주 동안 생각을 하고 오는 것으로 유명하다.

칼 융과 빌 게이츠 외에도 일본 최고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미국 최고의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 Ruby on Rails를 만든 Basecamp의 CTO David Heinemeier Hansson 등 수많은 경영자, 학자, 작가들에는 '몰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두 가지 종류의 일이 있다. 하나는 '딥워크(deep work)'라 부르는 몰입을 통한 일이고, 다른 하나는 'shallow work'라 부르는 얕은 일이다. 하나는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일에 푹 빠져서 처리하지만, 다른 하나는 동료의 슬랙 메시지, 5분에 한 번 보는 이메일 인박스, 30분마다 한 번씩 주고받는 옆자리 동료와의 잡담 등과 함께한다.

  • Deep Work: 인지적 능력을 최대한으로 끌어내어 일절 방해받지 않는 상태에서 몰입해 수행하는 전문적인 업무.
  • Shallow Work: 인지적 능력을 크게 요구하지 않으며 수동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업무.

온종일 뼈 빠지게 일하고도 아직 할 게 많아서 한숨이 나온 적이 있다면, 이 글은 계속 읽어볼 만한 글이다.


Nullius in verba.

직역하면, "다른 사람의 말을 받아들이지 마라." 정도가 되고 뜻은 스스로 경험을 통해 무엇이 정답인지 찾으라는 얘기. 나심 탈렙이 얘기한 것처럼 조언과 격언 등은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가 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에 수많은 방법론과 플레이 북, 조언 등이 실리고, 공유되는 요즘이다. 나도, 우리 팀도 콘텐츠를 만들지만,  방법론, 플레이 북, 조언 등이 담긴 콘텐츠는 참고와 공부의 대상으로 삼고 상황에 맞는 수정과 실험을 통해 적용되어야지, 곧바로 정답이 되어서는 안 된다.


/ around the we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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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상상하는 고객의 관점, 그리고 우리 제품의 점유율(좌), 실제 고객의 관점, 그리고 우리 제품의 실제 점유율(우)

"B2B 스타트업들이 흔히 갖는 편견은 자신의 프로덕트가 실제보다 고객의 업무 핵심에 자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러한 편견은 고객의 (기존 방식을 유지하려는) 관성을 과소평가하고 자신의 프로덕트의 가치를 과대평가하게 된다. 이건 누구나 쉽게 이해하는 부분이지만, 실제로는 편견이라 생각하지 못할 때가 많다."


퍼블리는 이제 3가지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하나는 기존 프리미엄 '랜선 사수' 콘텐츠 멤버십 'PUBLY', 두 번째는 새로운 세대를 위한 아시아의 링크드인 'Careerly', 마지막으로는 채용을 돕는 B2B SaaS '위하이어.'

직무 교육과 직무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퍼블리 서비스, 프로페셔널 소셜미디어 & 콘텐츠 유통 플랫폼 커리어리, 그리고 HR 팀이 사용하는 채용 관리 및 ATS/HRIS SaaS 위하이어 - 이 3가지 사업은 모두 채용 시장에서의 변혁을 시도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아래와 같은 구도이지 않을까요.

저는 한국에서 퍼블리가 제일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콘텐츠(퍼블리)<>네트워크(커리어리)<>도구(위하이어) 3가지 사업이 모두 시너지를 내는 강력한 포지션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퍼블리 분들과 관련 얘기도 짧게 나누면서 퍼블리 팀이 시장 타이밍, 전략, 역량을 모두 잘 갖췄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나만 가져도 이길 수 있는데, 퍼블리는 세 개 다 갖고 있죠. 자세한 설명과 이유에 대해서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풀어서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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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ft + alchemy에서는 비즈니스와 삶의 "craft"와 "alchemy"를 다룹니다. 장인이 손으로 공예품을 만들듯 삶과 비즈니스도 손으로 빚는 공예품과 같습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오랜 시간 연마해 마침내 빚는 아름다운 공예품과 같은 삶과 비즈니스를 추구합니다. 또한 비행기를 10배 더 빠르게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10배 더 좋은 경험으로 만드는 것은 더 쉽습니다. 납도 금으로 만들 수 있는 '심리' 연금술에 대해서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