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 대기업을 이기는 법: Counter Positioning
모든 면에서 지는 싸움을 하는 스타트업이 대기업을 상대로 이길 수 있는 방법.
스타트업이 대기업을 이기는 법
모든 면에서 부족한 스타트업은 도대체 무슨 수로 대기업과 경쟁해 이기는 것일까? 스타트업이 대기업을 상대로 이길 확률은 극히 드물다. 어쩌다 한 번 예외 사례가 나타나는 것일 뿐, 기본적으로는 대기업이 대부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다. 대기업에는 스타트업이 갖고 있지 않은 자본력과 시장 점유율, 기술, 인력 등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에 스타트업은 인력, 자본 등에서 모두 부족하다.
결국 스타트업이 대기업과 경쟁해 우위를 점하는 방법은 대기업이 하지 않는 사업을 하는 길밖에 없다. 대기업이 하는 사업을 똑같이 스타트업이 하면 이길 방법이 없지만, 대기업이 어떤 이유에서건 손대지 않는 사업은 스타트업에 어쩌면 경쟁하는 대기업보다 더 큰 기업으로 성장할 기회를 제공한다.
무한한 자원과 인력을 가진 대기업을 상대로 작은 스타트업이 이기는 방법은 바로 카운터 포지셔닝(Counter-Positioning) 전략을 세우는 것이다. 7 Power의 3번째 파워이자 스타트업에 가장 유효한 파워는 바로 Counter-Positioning이다.
대기업의 관심 영역 밖을(어떤 이유에서든 -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더 상세하게 설명한다) 의도적으로 고수해 점차 시장을 장악을 장악하는 것이다.
Compaq를 상대로 이긴 Dell, Nokia와 경쟁해 승리한 Apple, 미국 1위 서점이었던 Barnes & Noble을 상대로 이긴 Amazon, McDonald’s를 이긴 In-n-Out, 그 유명한 Blockbuster vs. Netflix 외에도 스타트업이 대기업을 무너트린 사례는 생각보다 많다. 이 사례들을 들춰보면, 주로 대기업이 너무 늦게 대응했거나, 알고도 아무 대응을 하지 못함으로 패배한 사례들이다.
코닥(Kodak)은 알고도 디지털 카메라 시장 앞에 패배했다.
필름 카메라 시장의 주역은 늘 코닥(Kodak)이 차지했다. 코닥의 비즈니스 모델은 가히 최고였다. 자동차를 움직이려면 꼭 필요한 원료인 기름을 파는 것처럼 코닥은 카메라를 사용하기 위해서 꼭 필요했던 필름을 팔던 회사였다.
필름은 코닥이 가장 잘 제조할 수 있었던 품목이었고, 자체적으로 보유한 노하우, 기술, 그리고 특허 등을 통해 경쟁자로부터 이 매력적인 비즈니스를 지켜낼 수 있었다. 카메라 시장이 성장하면서 코닥 역시 지속적인 반복구매를 통해 거대한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낸 드문 비즈니스였다.
앞으로도 영원히 황금알을 낳을 것만 같던 코닥이 디지털카메라 시장에 들어서면서부터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여기까지는 우리가 모두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코닥은 디지털카메라 시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망했다.
그런데 의심해볼 부분이 있다. 코닥이 과연 디지털카메라가 대세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몰랐을까? 필름 카메라보다 훨씬 더 값싸고 효율적으로 사진을 찍고 인화할 수 있는 기술이 시대에 뒤떨어진 필름 카메라를 대체할 것이라는 사실을 몰랐을까?
코닥은 누구보다도 이 사실을 더 잘 알고 있었다. 머지않아 디지털카메라가 카메라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필름 카메라는 비주류 마니아들이나 찾는 골동품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그런데도 코닥은 왜 자신의 자멸을 선택한 것일까?
우리는 스타트업이 대기업과 경쟁해서 승리하는 방법인 Counter Positioning을 코닥의 자멸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어째서 코닥은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았던 것일까? 어째서 코닥은 디지털카메라 시장에 진출하지 않은 것일까?
Counter-Positioning: 세 번째 파워
Counter-Positioning이란?
시장의 신규진입 기업이 (스타트업) 기존 대기업의 비즈니스 모델보다 더 새롭고 더 나은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였으나 시장을 지배하던 대기업은 기존의 사업에 해가 될까 우려하여 신규진입 기업의 포지션을 따라 하지 않는 일을 말한다.
“A newcomer adopts a new, superior business model which the incumbent does not mimic due to anticipated damage to their existing business."
Counter-Positioning의 Benefit & Barrier
Counter-Positioning (Power)의 Benefit과 Barrier는 다음과 같다.
(7 Powers 전략 프레임워크에서 활용되는 Power, Benefit/Barrier 등의 정의는 ‘전략의 본질’ 챕터에서 읽을 수 있다.)
- Benefit: 월등한 비즈니스 모델. 기존의 모델보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스타트업에 더 낮은 비용으로 상품을 생산할 수 있거나 더 높은 가격을 결정할 기회를 제공한다.
- Barrier: Collateral Damage. 한글로는 “부수적 피해”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기존 시장을 지배하던 대기업이 자신의 사업이 만일 새로운 포지셔닝 (counter-positioning)을 차용하면 득보다 실이 (부수적 피해)더 클까 우려하여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자체가 Counter Positioning 파워의 Barrier가 된다.
전략의 본질 챕터에서 언급했듯, 7 Powers 프레임워크 안에서 기업에 중요한 것은 사실 Benefit보다 Barrier다. Benefit은 널렸지만, Barrier는 매우 희귀하다.
“또한 파워(Power)의 속성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점은, Benefit보다는 Barrier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파워(Power)가 없더라도 Benefit은 갖출 수 있다. 다만, Barrier의 부재 때문에 금방 경쟁자들이 arbitrage를 이용해 모방하거나 가치를 파괴한다. Benefit은 세상에 널리 퍼져 있다. 자동차 범퍼가 스티로폼에서 플라스틱으로 바뀌는 것도, DVD에서 스트리밍으로 넘어가는 것도 다 ”benefit“이다. 그리고 DVD 👉 스트리밍(Netflix)과 같은 benefit은 기업에 실질적인 가치 창출을 안겨줄 수도 있다.”
따라서, Counter-Positioning의 Barrier에 대해 스타트업이 Counter-Positioning을 세우는 방법을 통해 더 알아보자.
생각해보면, 대기업이 매력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그냥 두고 볼 리가 없다. Kodak은 디지털카메라 시장을 왜 그냥 지켜만 봤을까? Nokia는 왜 스마트폰 시장을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었을까?
이를 두고 많은 분석은 대게 ’경영진의 무능함’이나 안일함을 지적한다. 그런데 정말 Kodak, Nokia, 그리고 지난 세월 동안 IBM, Nokia, Barnes & Noble과 같은 대기업들은 경영진의 능력이 무능하고 안일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앞에 무릎을 꿇은 것일까?
그렇지 않다. Kodak과 Nokia는 당대 최고의 경영진이 이끌었다. 새롭고, 더 매력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도 대응을 시도하지 않았던 것이다.
대응하지 않은 이유는 바로 7 Powers 프레임워크에서 말하는 ‘Collateral Damage’ (부수적 피해) 때문이다. Kodak과 Nokia와 같은 당대 최고의 대기업들이 무너진 것은 부수적 피해를 계산한 논리와 분석 그 자체가 요인이다.
그들은 새로운 모델을 보고, 분석한 다음 “현재 사업과 현재 상황과 시장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위험한 리스크를 짊어지면서 새로운 모델을 도입하는 것보다 더 유리하다”라고 결정을 내린 것이다.
스타트업이 대기업을 상대로 Counter-Positioning을 잡는 방법
앞서서 이야기한 코닥(Kodak)의 사례로 Counter-Positioning을 세우는 과정과 Collateral Damage (부수적 피해)를 피하려는 대기업의 논리적인 대응을 알아보자.
Counter-Positioning의 필수 성립 조건은 “단독 사업으로서의 매력”이다.
우선 대기업의 대응을 분석해서 Counter-Positioning을 세울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Counter-Positioning이 ’아닌 것’을 명확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
7 Powers에서는 단독 비즈니스로서 가치가 있는지, 매력이 있는지로 Counter-Positioning의 존재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본다.
만일 신규 사업이 단독 비즈니스로서도 매력적이지 못하다면, 그 자체로 매력이 없는 사업이니 Counter-Positioning일 수가 없다.
따라서, Counter Positioning의 가장 첫 번째 조건은 “단독 사업 그 자체로도 매력이 있는가?”이다.
Stand-alone unattractive is not counter-positioning (단독 비즈니스로서 매력이 없는 비즈니스는 카운터 포지셔닝이 아니다).
디지털카메라 시장 초기에는 누구나 디지털카메라가 얼마 안 있어 아날로그 카메라 시장을 집어삼킬 것이라는 것쯤은 이해하고 있었다. 마치 오늘날 AI가 인터넷과 디지털의 미래라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는 것 같이 말이다.
코닥 역시 그 사실을 모를 리가 없었다. 오히려 코닥이 제일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코닥 경영진은 디지털카메라 시장이 코닥에게 그리 매력이 크지 않은 사업이라는 판단을 내리게 된다.
코닥의 비즈니스 모델은 규모의 경제라는 파워를 통해 아날로그 필름을 반복 판매하는 것이다. 필름이 전혀 필요 없는 디지털카메라 사업은 그들에게 기존의 사업을 완전히 포기해야만 얻을 수 있는 사업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또한 필름 사업과 디지털카메라 사업은 '카메라'라는 맥락에서는 유관한 사업이었지만 디지털카메라에 필요한 반도체와 메모리 사업은 화학 기업이었던 (필름은 보이지 않는 잠상을 화학적 반응을 통해 투과 가능한 상으로 만들어 내는 기술이다) 코닥에게는 너무나도 무관한 사업이었다. (그리고 코닥 경영진의 이러한 분석은 합리적이고, 옳은 분석이었다. 다만, 실패한 판단이었을 뿐).
코닥의 유능한 경영진은 디지털카메라 사업은 결국 소비자에게는 더 좋은 대체재였으나 코닥에게는 득보다 실이 더 많으리라 판단하고, 수익성이 좋은 기존 필름 사업에 집중하기로 한다.
코닥이 맞딱드린 이 국면을 3가지 조건으로 정의할 수 있다.
1/ 기존보다 월등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탄생한다. 이 비즈니스 모델은 일반적으로 기존의 모델보다 더 낮은 비용으로 같거나 더 좋은 상품을 만들 수 있게 해준다.
2/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만들어진 상품은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만들어진 상품을 더욱더 완벽하게 대체한다. 코닥의 경우, 반도체 기술을 통한 디지털 현상은 코닥의 주력 사업이었던 화학적 현상을 완벽하게 대체했다.
3/ 기존 기업(Incumbent)은 신규 사업을 통해 파워를 얻기 어려우리라 판단한다. 판단의 근거는:
- 원자재 산업처럼 시장의 구조 자체가 파워를 갖는 데 어렵게 형성되어 있거나,
- 해당 기존 기업(incumbent)의 핵심 역량이 신규 사업의 요구 조건과 일치하지 않을 때이다. 코닥의 경우 코닥의 주력 기술과 디지털카메라의 주요 기술인 반도체와 일치 하지 않았고, 더 나아가서 그 때 당시에 반도체 기술은 분명 머지 않아 원자재가 될 것이라 충분히 예측이 가능했다.
코닥은 디지털카메라 사업의 가능성을 분석할 때, 자신의 사업의 본질을 “필름”이 아닌 “저장”으로 정의했다면 이 이야기는 많이 달라졌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코닥의 사업은 화학 기술에 기반해 있었기 때문에 반도체 기술을 요구하는 디지털 카메라 사업과는 거리가 있었다.
첫 번째 Counter Positioning: “Milking”
디지털카메라 사업은 코닥에게 있어 단독 비즈니스로서의 매력이 없었다.
만약에 매력이 있었다면, Counter-Positioning이 어떻게 코닥과 같은 대기업이 그 사업에 투자하지 않게 하는 것일까?
바로 신규 사업에 투자/진출하지 않고, 대신 기존 주력 사업을 (cash cow) "Milking"하는 것이다.
대기업이 진출을 고려하는 신규 사업이 기존의 사업의 순 현재가치(Net Present Value)와 직접적으로 충돌할 경우, 대기업은 진출하지 않는다.
신규 사업이 매력적인 비즈니스이긴 하지만 동시에 불러올 self-cannibalization (스스로 가치 감소)’를 우려해 (망해가지만 아직 수익성이 좋은) 기존 캐시카우 사업에 더 집중하려는 결정을 7 Powers에서는 “milking”이라고 부른다.
시장에 새로운 도전자가 나타나고, 그 도전자의 사업 모델이 기존 대기업의 사업모델과 서로 상충할 때 두 가지 현상이 나타난다.
- 대기업의 기존 사업의 매출/가치가 감소한다.
- 새로운 도전자가 내민 새로운 사업 모델의 불확실성 역시 점차 감소한다.
이 두 가지 현상이 지속해서 전개될 때, 앞서 설명한 대기업이 우려하는 부수적 피해(collateral damage) 역시 감소하는데, 따라서 어느 시점에는 대기업도 (논리적이라면) 해당 신규 사업에 뛰어들게 된다.
우리는 신규 사업이 매력적임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이 뒤늦게 부랴부랴 진출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어쩌면 대기업이 안일하고 시대에 뒤떨어져 아무것도 안 하다가 막차를 타는 것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내부적으로는 위와 같이 합리적인 결정 방식을 통해 늦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두 번째 Counter Positioning: “역사의 노예” (인지편향)
만약 신규 사업과 기존 사업이 한 지붕 아래 공존해도 각 순 현재가치가 감소하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대기업은 곧바로 신규 사업에 투자할 것인가?
그렇지 않다. 합리적인 CEO들은 몇 가지 이유에서 여전히 신규 사업에 진출하지 않는다. 그중 하나가 두 번째 Counter-Positioning인 “역사의 노예” (인지편향, Cognitive Bias)이다.
역사의 노예 (history’s slave):
- 스타트업의 신규 사업 모델이 아직 덜 검증되었을 때.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는 모델에 쉽사리 투자하기가 어렵다.
- 대기업이 이미 기존의 사업으로도 매우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갖췄을 때. 잘 굴러가는 비즈니스를 굳이 나서서 스스로 disrupt 하는 것 역시 합리적으로는 하기 어려운 결정이다.
대기업의 CEO들은 합리적인 인지편향에 갇혀 새로운 사업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미 잘 굴러가는 비즈니스를 굳이 위협할 필요를 덜 느끼고, 새로운 사업 역시 매력적이긴 하나 아직 불확실한 변수들이 너무 많다고 판단되기에 투자를 꺼린다.
세 번째 Counter Positioning: “Agency Problem” (대리인 문제)
CEO들이 매력적인 신규 사업 모델에 투자를 감행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세 번째 Counter-Positioning인 고용 안정성이다.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agency problem”으로, CEO들의 경제적 목적과 기업의 경제적 목적이 100% 일치하지 않을 때 발생하는 문제다.
CEO의 보상 시스템을 디자인하는 것은 생각보다 매우 까다롭고 어려운 일이다. CEO의 보상 시스템은 기업의 장기적 이윤과 가치 창출과 인센티브가 최대한 일치하게끔 만들어져야 한다.
기존 사업을 잠재적으로 위협하는 스타트업/신규 사업에 맞서 대응하려면 CEO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리스크를 감수하면서라도 끊임없이 기존의 사업에 변화를 일궈야 한다. 그러나 CEO에게는 그럴 만한 인센티브가 부족한 것이다.
위에서 나열한 것처럼, 부수적 피해를 염려해 신규 사업에 투자/진출하지 않게 만드는 Counter Positioning의 조건은 “Milking,” 인지편향, 그리고 대리인 문제다.
추가로 언급이 필요한 부분은 다음과 같다:
- 대리인 문제와 인지편향은 서로 MECE하지 않다. 이 두 Counter-Positioning이 대기업 반열에 같이 있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Counter Positioning은 단일 전략으로서는 효용이 없다.
전략의 본질 챕터에서 언급한 것처럼, Power는 경쟁사에 맞춰 갖춰지는 상대적인 요건이다. Counter Positioning에서 이 부분은 더욱더 중요한데, 그 이유는 Counter Positioning Power는 오직 시장을 지배하던 대기업 (incumbent) 기업만을 상대로 갖출 수 있는 요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규 사업 그 자체에 대해서는 Counter Positioning Power가 갖출 힘은 아무것도 없다.
대기업을 실제로 이기기 위해서는 Counter Positioning뿐만 아니라 다른 Power 역시 갖춰야만 한다.
예를 들어, In-N-Out은 맥도날드를 상대로 분명 Counter Positioning Power를 갖추고 있지만, Five Guys나 Shake Shack과의 경쟁에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기업이 인지편향은 깨질 수도 있다.
인지편향(역사의 노예)을 다루며 설명한 것처럼, 대기업 CEO는 대게 합리적이므로 불확실한 신규 사업보다는 기존의 사업을 잘 영위하는 것을 선택한다. 그러나 이러한 인지편향이 깨질 수도 있는데, 스타트업이 대기업에 불필요한 자극을 줄 때 깨질 가능성이 크다.
스타트업은 늘 대기업과 경쟁할 때 본인의 월등함이나 대기업의 무능함을 강조해서는 안 되고, 오히려 대기업을 세워주고 칭찬해야 한다. 이러한 행보는 대기업이 객관적으로 위험이나 기회를 더 늦게 인지할 수 있게 하는 효과가 있다.
가장 최근에는 Microsoft를 굳이 자극한 Slack이 있다. 아래는 슬랙이 Microsoft Teams의 진출 선언을 발표한 다음 신문 지면에 내보낸 광고.
Counter Positioning은 독점할 수 있는 파워가 아니다.
네트워크 경제나 규모의 경제와는 달리, Counter Positioning은 독점이 가능한 파워가 아니다. 시장에서는 대기업을 상대로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개의 기업이 Counter Positioning을 갖추고 있는 것을 흔하게 관찰할 수 있다.
Counter Positioning은 대기업에게 가장 큰 어려움중 하나이다.
2008년 당시 스마트폰 시장의 주인은 노키아(Nokia)였다. 2014년에 노키아는 불과 6년 만에 시장에서 사라져 버렸다. 2011년 당시 CEO인 Stephen Elop의 “Burning Platform” 메모를 보면 노키아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시장에서 버텼는지를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다:
우리의 경쟁사들이 시장을 독차지해 버리는 동안,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었습니까? 우리는 뒤처졌고, 우리는 큰 트렌드를 전부 놓쳤으며, 시간조차 빼앗겨버렸어요. 결정들을 내릴 당시에는 옳은 결정이라고 생각했지만 인제 와서 보니 전부 우리가 뒤처지게 만든 결정들이었습니다.
첫 번째 아이폰은 2007년에 탄생했습니다. (2011년) 오늘 우리는 아직도 그때 당시의 아이폰에 버금가는 경험조차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어요. 안드로이드는 불과 2년 전에 시장에 진입했는데 지난주에 보니 우리의 시장점유율을 제쳤습니다. 이게 믿어지나요?
While competitors poured flames on our market share, what happened at Nokia? We fell behind, we missed big trends, and we lost time. At that time, we thought we were making the right decisions; but, with the benefit of hindsight, we now find ourselves years behind.
The first iPhone shipped in 2007, and we still don’t have a product that is close to their experience. Android came on the scene just over 2 years ago, and this week they took our leadership position in smartphone volumes. Unbelievable.
Counter Positioning을 통해 도전자가 갖는 이점
Power를 갖추고 있는 대기업을 상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대기업이 안일해지고 무능해지지 않는 이상, Counter Positioning 없이 경쟁하는 것은 대부분 지는 싸움이다. AMD가 인텔(Intel)을 상대로 수십 년 째 고군분투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스타트업에 있어 Counter Positioning은 “대기업이 전력을 다해 싸워도” 질 게임의 판을 만들어 준다. Counter Positioning의 성립에는 우선은 (대기업에) 단독 비즈니스로서의 매력이 없어야 하고, 있더라도 순 현재가치가 대기업의 기존 사업과 충돌하지 않아야 하며, 그리고 3가지 Counter Positioning을 통해 대기업이 뒤늦게 전력을 다해 싸우더라도 질 만한 조건이 요구된다.
이 글은 7 Powers: 전략의 본질 프로젝트의 일부이며, 저자 Hamilton Helmer의 프레임워크 7 Powers와 그의 책 7 Powers: The Foundations of Business Strategy를 요약하고, 추가 해설을 조금 덧붙혔습니다. 전체 프로젝트 페이지로 가면 다른 챕터들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체 목차/Table of Contents
- 7 Powers: 전략의 본질
- 전략의 본질(Foundations of Strategy)
- 7 Powers: 전략 정역학(Strategy Statics)
3.1. Scale Economies (규모의 경제)
3.2. Network Economies (네트워크 경제)
3.3. Counter-Positioning (카운터 포지셔닝) (본 글)
3.4. Switching Costs (전환 비용)
3.5. Branding (브랜드)
3.6. Cornered Resource (고유 자원)
3.7. Process Power (프로세스 파워) - 전략 동역학(Strategy Dynamics)
4.1.1 Path to Power(파워로 가는 길) I
4.1.2 Path to Power(파워로 가는 길): Invention II
4.1.3 Path to Power(파워로 가는 길): Compelling Value III
4.2. Power Progression - 7 Powers 프레임워크 맵
5.1. 7 Powers 프레임워크 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