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로 가는 길(2): 새로운 것을 만들지 않고서는 파워를 만들 수 없다.

파워의 필수 선행 조건: 인벤션(Invention).

파워로 가는 길(2): 새로운 것을 만들지 않고서는 파워를 만들 수 없다.

...이 글은 파워로 가는 길 (Path to Power) I 편에서부터 이어집니다.

*이 글을 읽기 전에, 7 Powers 전략의 본질 정역학 편부터 읽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파워의 필수 선행 조건: 인벤션(Invention)

배의 키는 배가 움직일 때만 쓸모 있다. 넷플릭스는 일곱가지 전략(power) 중 하나인 규모의 경제를 갖추기 위해 두가지를 빠르게 행동으로 옮겼다:

1. Competitive Positioning

넷플릭스의 스트리밍 서비스는 고객을 만족시켰다. 스트리밍 산업 초창기에는 선발주자였던 넷플릭스만큼 뛰어난 서비스가 없었기 때문에 수많은 사용자가 넷플릭스에 유입될 수 있었다. (유지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지만 기본적으로 유입이 먼저다)

2. 산업 구조(Industry Economics)를 바꾸어 놓았다.

넷플릭스는 오리지널과 단독 콘텐츠 제작 및 수급을 통해 비용 구조를 예측이 어렵고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 변동비 중심에서 고정비 중심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와 같은 행보는 넷플릭스 경영진의 머릿속에서 하루아침에 나온 것이 아니다. 그들은 시장을 주도면밀하게 관찰하면서 수익의 1~2%를 지속해서 스트리밍 서비스에 투자함으로 실험을 거듭해왔다.

넷플릭스의 주가가 100배 이상 오른 데에는 조심스럽고 주도면밀한 실험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넷플릭스의 사례를 통해 우리는 전략의 첫 원칙은 실행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든 파워는 어떤 '인벤션'(발명)으로부터 시작된다.

넷플릭스가 스트리밍 사업에 진출하고 비용 구조를 개혁해 규모의 경제라는 Power를 갖추게 된 것처럼, 7가지 Power를 갖추기 위해 필요한 선행 조건은 바로 인벤션(발명)이다.

7가지 파워를 기준으로 어떤 인벤션이 필요한지 알아보자. (링크를 누르면, 해당 파워로 이동한다)

규모의 경제

규모의 경제(Power)를 갖추고자 하는 기업은 규모의 경제(scale economies)를 활용한 산업 구조를 만들고(industry economics) 동시에 매력적인 제품/서비스를 제공하여 고객의 관심을 끌고,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competitive positioning).

네트워크 경제

규모의 경제와 거의 같고, 매출 점유율 (sales share) 대신 사용자 수(installed base)를 늘리는 것이 목표인 점이 다르다.

고유 자원

어떤 가치 높은 자원에 대한 독점권을 얻어야 한다. 고유 자원에 대한 독점권을 갖게 되는 루트는 그 자원을 애초부터 직접 만들었을 경우가 가장 흔하다. 특허가 좋은 예시다.

브랜딩

긴 시간 동안 한결같은 크리에이티브를 유지함으로 고객과 대중의 시선에 제품이나 서비스의 객관적인 특징(attribution)을 넘어 친밀성이 부여되어야 한다.

카운터 포지셔닝

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이 비즈니스 모델은 기존 시장에 참가하던 기업들이 따라 하려면 부수적인 피해(collateral damage)를 감수해야 할 수 있다.

전환 비용

전환 비용을 만들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 그리고 네트워크 경제와 마찬가지로 제일 먼저 고객 베이스가 필요하다.

프로세스 파워

복제하기 매우 복잡한 프로세스를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구현해내야 한다. 이 프로세스는 긴 시간 동안 높은 효율을 유지하거나 비용을 절감하게 해준다.

7가지 파워 제각각 조금씩 다른 점이 있어 한눈에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7가지 모든 파워를 아우르는 공통점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바로 '인벤션'이다. 새로운 제품을 만들든, 프로세스를 도입하든,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든, 브랜드를 만들어 내든 간에 말이다.

인벤션 없이는 7개 파워중 어느 것도 그냥 얻을 수 없다. 이 대목에서

"그냥 하면 되는 것 아냐?"

와 같은 무지성 이견에 반론할 수 있다.

7개 전략중 그 어느 것도 단순히 전략을 따라 한다고 해서 되지 않는다 (me too won't do).

또한 탁상공론과 실행없는 계획은 절대로 파워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 파워를 갖추고 나서의 계획은 의미가 있을 수는 있어도, 파워가 아직 없다면 계획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빠르게 실행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인벤션"을 해야 한다.

인벤션의 선행 조건

파워와 인벤션은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을까?

파워는 우선 외부 환경(flux)에 영향을 받는다. Flux 자체는 매우 희귀한 현상이지만, 발생할 경우 환경의 조건이 바뀜에 따라 산업 구조가 바뀌므로, 파워도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외부 환경 (flux)

  1. Flux(유동)는 외부 환경이 새로운 리스크, 혹은 기회를 만들어 내는 요소다. 넷플릭스의 경우 Flux는 리스크와 기회 모두를 가져왔다. DVD 렌털 구독 서비스 산업의 하락은 넷플릭스에 리스크였지만, 동시에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할 기회였다.
  2. Flux는 매우 보기 드문 현상이지만 시장에 있다 보면 언젠가는 flux가 올 것을 직감할 수 있다. 기술은 쉬지 않고 발전하기 때문에, 거의 확신한다.
  3. Flux 가 있는 상황은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임에도 기업은 파워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넷플릭스는 DVD 렌탈 구독 서비스를 잘 경영해서 주가가 100배 오른 것이 아니다.

파워 동역학 (Dynamics of Power)

이제 flux 까지 커버한 것으로 파워 동역학 차트를 완성할 수 있다. (아래)

img
출처: 7 Powers

넷플릭스의 사례에 파워 동역학을 적용해보자.

자원(Resources)

자원은 개인이나 기업 둘 다 보유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픽사의 사례에서 스티브 잡스는 개인이지만 픽사의 자원이었다. 더불어 구글의 검색 데이터 역시 구글의 자원이다.

넷플릭스의 경우 DVD 렌탈 구독 서비스 사업을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을 전개하는데 필요한 자원들을 갖출 수 있었다. 이를테면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능력 (인터랙션 디자인, 영화 추천 엔진 등), 고객 데이터, 그리고 콘텐츠 IP를 보유한 회사들(ex. 디즈니)과의 관계가 예시다.

또한 넷플릭스에 중요했던 자원은 넷플릭스라는 플랫폼 그 자체이기도 했다. DVD 렌탈 구독 서비스 플랫폼을 이미 보유한 덕분에 스트리밍 사업으로의 전환도 빨랐기 때문이다.

외부 환경(flux)

개인과 기업이 보유한 자원은 기술적, 법률적 등의 외부 환경을 만나 특정 기회로 진화한다.

넷플릭스의 경우 기술이 발전하면서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 처리 기술, 고속인터넷, 디스플레이, 그래픽카드 등) 인터넷 기반의 영상 스트리밍이 가능해진 외부 환경이 기회로 작용했다.

넷플릭스가 만일 조금이라도 더 일찍 스트리밍사업에 진출했더라면 후발주자와의 경쟁에 밀려 실패하고 말았을 가능성이 크다.

인벤션

넷플릭스의 인벤션은 새로운 프로덕트였다 (스트리밍 서비스 + 오리지널 콘텐츠). 재차 강조하지만, 넷플릭스의 인벤션은 계획(design)의 결과물이 아니라 실행(craft)의 결과물이다.

조건(자원 + 외부 환경으로 인한 기회)에 부합한다고 해서 인벤션이 저절로 되지는 않는다.

파워

넷플릭스는 단독 콘텐츠 계약, 그리고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통해 파워(규모의 경제)를 갖출 수 있게 되었다.

단독 콘텐츠, 그리고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변동비용을 관리가 가능한 고정비용으로 바꾸면서 강력한 규모의 경제를 갖춘 것이다.

한가지 강조할 것은, 인벤션을 위한 조건이 충족된다 해서 인벤션이 저절로 되지는 않는 것처럼, 인벤션이 되었다고 해서, 파워를 저절로 갖출 수 있게 되는 것 역시 아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인벤션은 그 자체로 파워를 만들어 내기에는 역부족이다.

앞서서 파워들을 다루며 여러 번 강조한 것처럼, 우수한 운영(operational excellence)만으로는 파워를 만들지 못한다.

정리하면,

  • 파워를 갖추기 위해선 먼저 인벤션이 있어야 한다.
  • 인벤션의 예시에는 10배 더 나은 제품,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 강력한 브랜드, 또는 우수한 운영 등이 있다.
  • 인벤션은 파워로 가는 길의 첫 단계인 것은 맞지만, 그 뒤로 지나야 할 단계가 남아 있다.

넷플릭스가 만일 스트리밍 서비스 프로덕트를 인벤션해놓고도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지 않았다면, 쉽게 arbitrage가 가능한 비즈니스를 만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머지않아 다른 서비스들과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독점에 실패했을 것이다.

이 대목에서 7 Powers를 동역학(dynamics)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드러난다.

어떤 사업에서 인벤션이 발견될 경우 (우리가 인벤션에 성공했거나, 경쟁사가 성공했거나), 파워를 갖추게 될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변화를 놓치지 말고 기회를 잘 포착해야 만 파워를 갖추게 된다.

7 Powers 프레임워크는 우리가 전략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딱 이 정도가 전략(Strategy) 프레임워크가 해줄 수 있는 것이다. 실천하는 것은, 기업의 몫이다.

인벤션은 원투펀치다.

사업이 가치를 창출하려면, 그래서 파워를 갖추려면, 빠른 실천과 인벤션이 필요하다. 하지만 성공은 파워를 포함해 하나 더 필요하다.

전략의 본질 수식을 다시 한번 리뷰해보자.

전략의 본질

가치 창출은, 모든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다. 그리고 전략(Strategy)은 가치 창출을 하려는 의사 결정이다.

전략 본질의 수식 (Fundamental Equation of Strategy):

Value = M0 s m

  • M0 = current market size/현재 시장 크기
  • g = discounted market growth factor/할인된 시장 성장 요소
  • s = long-term market share/장기적인 시장 점유율
  • m = long-term differential margin (net profit margin in excess of that needed to cover the cost of capital/장기적으로 증가하는 수익 마진(미래 이윤을 창출하기 위한 자본적 지출을 능가하는 순익)

M0g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하는 시장의 스케일을 나타낸다. 앞서서 전략(strategy)에서 언급한 "의미 있는 시장"이M0g를 통해 정의 된다.

Competitive arbitrage가 미치는 영향은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본 시장 점유율(s)과 순이익 (m)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다. 따라서, sm을 곱하면, competitive arbitrage에 방어하는 파워(Power)를 이해할 수 있다.

좀 더 쉽게 풀어보자면:

Potential Value (잠재적 가치) = Market Scale(시장 스케일) * Power(파워)

잠재적 가치를 최대한으로 끌어내기 위해 기업이 파워와 함께 꼭 필요한 것은 바로 스케일이다.

다시 넷플릭스의 사례로 돌아가서, 넷플릭스의 경우에도 스트리밍 서비스라는 인벤션은 스트리밍 시장 자체를 만든 계기이기도 했다.

인벤션은 한번에 두가지를 만든다. 하나는 파워를 갖출 수 있게 되는 문을 열고, 다른 하나는 시장을 스케일한다.

...파워로 가는 길 (Path to Power) III 편에서 계속됩니다.


이 글은 7 Powers: 전략의 본질 프로젝트의 일부이며, 저자 Hamilton Helmer의 프레임워크 7 Powers와 그의 책 7 Powers: The Foundations of Business Strategy를 요약하고, 추가 해설을 조금 덧붙혔습니다. 전체 프로젝트 페이지로 가면 다른 챕터들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체 목차/Table of Contents

  1. 7 Powers: 전략의 본질
  2. 전략의 본질(Foundations of Strategy)
  3. 7 Powers: 전략 정역학(Strategy Statics)
    3.1. Scale Economies (규모의 경제)
    3.2. Network Economies (네트워크 경제)
    3.3. Counter-Positioning (카운터 포지셔닝)
    3.4. Switching Costs (전환 비용)
    3.5. Branding (브랜드)
    3.6. Cornered Resource (고유 자원)
    3.7. Process Power (프로세스 파워)
  4. 전략 동역학(Strategy Dynamics)
    4.1.1 Path to Power(파워로 가는 길) I
    4.1.2 Path to Power(파워로 가는 길): Invention II (본 글)
    4.1.3 Path to Power(파워로 가는 길): Compelling Value III
    4.2. Power Progression
  5. 7 Powers 프레임워크 맵
    5.1. 7 Powers 프레임워크 맵